“디즈니랜드에서 커다란 미키마우스 인형을 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어요. 남자친구하고 두 사람이라 당연히 두 명이 앉는 창가 자리로 안내받을 줄 알았죠. 그런데 웨이터는 4인용 테이블로 안내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미키 씨는 여기 앉으세요’ 하면서 의자를 끌어다 주더라니까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디즈니랜드에서는 직원을 ‘배우(cast)’라고 부릅니다. 레스토랑 웨이터도 마찬가지. 그는 웨이터라는 배역을 ‘오디션’을 통해 따낸 배우입니다. 웨이터 복장 역시 무대의상일 뿐. 이들은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온 손님을 상대할 때도 자기 연기를 지켜보러 온 관객이라 여깁니다. 그러니 미키마우스가 비록 인형이라고 해도 엄연한 손님인 셈입니다. 이 연기 결과는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 게 당연한 일.
이런 ‘배우 효과’는 보통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실제로 디즈니랜드에서는 청소부가 제일 잘 훈련받은 배우라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눈에 잘 띄어 관객들이 제일 질문을 많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디즈니랜드에서 청소부에게 “지금 무얼 줍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떨어뜨린 꿈의 조각을 줍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하네요.
이렇게 디즈니랜드 배우들이 관객을 감동시킨 내용을 한데 묶은 이야기가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몇 개 더 소개하면 이런 식입니다.
어느 중년 부부가 음식을 주문하면서 어린이용 세트를 추가로 시키더랍니다. 점원이 의아해하자 “10년 전에 우리 아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생전에 여기서 음식을 맛있게 먹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후 점원은 요리와 함께 어린이용 의자도 가져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자녀분이 여기 있는 걸 모르고 어린이용 의자를 이제야 가져왔습니다.” 저 부부는 아마 이 배우 연기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한 꼬마 아이가 디즈니랜드에 있는 모든 캐릭터에게 사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유람선을 타다가 사인 받은 종이를 모두 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유람선이 선착장에 도착하자 직원은 “사인을 찾아 전부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말 며칠 뒤 사인이 도착했는데 전에 없던 한 장이 늘어났습니다. 사인과 함께 도착한 편지에는 “인어공주가 사인을 찾아줬단다. 마지막 한 장은 인어공주 사인이야”라고 써 있었습니다.
감동은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저는 화가 나면 제 팔에 칼로 상처를 내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러다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피터팬이 보이더군요. 저는 피터팬을 보자마자 달려가 손을 흔들며 ‘당신이 내 영웅’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피터가 ‘오, 아닙니다. 공주님께도 전쟁의 상처가 있잖아요. 냄새나는 해적들을 잔뜩 무찌르셨나 봐요. 공주님, 당신이 진정 저의 영웅입니다’ 하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러고는 저를 꼭 안아주며 ‘넌 정말 예쁜 아이란다. 이제 네 팔에 상처 내는 일은 그만 하렴’이라고 속삭여줬어요.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울었답니다. 그날 이후로 자해하는 일도 없었고요.”
자, 샐러리맨 여러분, 오늘은 어떤 ‘윗것’이 또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을 괴롭혔습니까? 그럴 때 스트레스로 자기 몸과 마음만 다치지 말고 디즈니랜드 배우처럼 연기를 해 보면 어떨까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능한 상사일수록 아랫사람을 더 괴롭힌다고 합니다. 여러분, 회사생활이 힘든 건 여러분 잘못보다 상사 잘못일 확률이 높은 겁니다.
그러니 나만 스트레스 받지 말고 KBS 연속극 ‘정도전’ 대사를 떠올리며 연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전장에서 적을 만나면 칼을 빼들어야 하지만 조정(직장)에서 적(상사)을 만나면 웃으세요.” 이때 이 연속극에 나오는 대사처럼 “남을 속이려면 나부터 속여야 한다”는 것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진짜 연기에 심취한 배우만 감동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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