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 자식 맡길 스승을 찾는 마음으로 교육감 뽑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4일 03시 00분


오늘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교육감 직선제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제도가 아직 살아 있는 이상 지역 교육을 잘 이끌 최적의 인물을 뽑아야 한다. 교육감이 어떤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세대와 나라의 명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직선제 도입 이후 교육감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수월성 교육, 학생인권조례, 학업성취도 평가, 교원평가제 등을 놓고 교육감들이 진보와 보수로 엇갈려 대결을 벌였다. 전면 무상급식 공약은 정쟁을 불렀고, 다른 교육이슈들을 집어삼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상당수 교육감들이 뇌물 수수, 후보 매수, 장학사 비리 등으로 구속되는 전례도 남겼다.

전국적인 교육감 선거로는 처음 치러졌던 2010년 선거처럼 이번에도 후보자들이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확연하게 나뉘었다. 진보 진영은 대부분 단일화를 이뤘지만 보수 진영은 복수 후보들이 출마한 상태다.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은 데다 정책과 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부족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고승덕 후보 딸의 폭로 사건으로 뒤늦게 세인의 눈길을 끌었지만 정책 논쟁의 부재(不在) 속에서 후보의 개인사만 부각되어 오히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래서야 이번 선거가 덕망과 능력을 갖춘 교육감을 뽑는 본연의 기능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 후보 73명 가운데 전과기록 보유자가 19명이나 된다. 세금체납, 병역기피 의혹이 있는 후보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교육을 맡길 수 있겠는가. 유권자들은 내 자식의 스승을 찾아내는 마음으로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공약, 정책을 꼼꼼히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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