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7·30 재·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이 선정되지 않으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태섭 전 대변인을 비롯한 측근들의 공천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간 데 대한 안 대표 나름의 항변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대표를 포함해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이번 공천이 과연 떳떳한 것이었는지는 수긍하기 어렵다.
새정치연합은 금 전 대변인의 공천이 어려워지자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공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 전 부시장은 동작을에서 14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20년 학생운동 동지다. 동작을에 신청했던 금 전 대변인을 수원 영통에 돌려막기식으로 공천하려던 시도 역시 당내 반발과 “동작 아닌 지역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고사로 체면만 구긴 채 끝났다. 이번 사태는 안 대표를 포함한 당내 실세들의 ‘내 사람 심기’라는 계파 정치에서 비롯됐다. 안 대표가 이를 놓고 “하느님인들 비판 받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은 본질을 잘못 짚은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 ‘광주의 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 공천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경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으나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 법원의 1, 2심 판결이었다. 새정치연합이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천정배 전 의원의 경선 참여를 배제한 것도,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로 돌린 것도 권 씨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온다. 권 씨의 공천은 당시 폭로의 순수성에도 의구심을 갖게 한다.
논란과 비판을 초래한 공천들이 예외 없이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것도 주목할 일이다. 전략 공천은 경선 등 상향식 공천이 현역 의원과 지역 유지 등에게 유리하게 흐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역량 있는 신인을 등용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공천에서는 전략이나 새 정치와는 무관하게 몇몇 실세들의 측근을 편법으로 꽂아 넣기 위한 사천(私薦)으로 악용하는 구태가 되풀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