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국회의원 적발, 파면 팔수록 나오는 ‘철피아’ 비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일 03시 00분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이 철도궤도 업체인 삼표이앤씨로부터 억대의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가 검찰에 잡혀 출국금지됐다. 조 의원은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공무원 출신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2012년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 상임위 국토교통위원회에 소속된 ‘철피아 킹’이다. 검찰은 조 의원이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때부터 의원 시절까지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에서 “일자리 보존을 위해서도 철도사업 예산을 줄여서는 안 된다” “철도사업에 사용되는 제품이 주로 외국산이다. 국산 제품 사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업계에서는 “조 의원이 국내 업계 1위 삼표이앤씨가 외국 제품과 경쟁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철도 비리는 고구마줄기처럼 얽혀 있다. 지난달 철도레일 부품업체인 AVT사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자살했다. 앞서 이 공단의 한 부장급 간부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자살했다. 감사원 감사관 김모 씨와 새누리당 권영모 수석부대변인도 AVT사에서 돈을 받아 구속됐다. 청부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도 AVT사로부터 로비를 받았다.

조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회계책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이 거의 확정적이다. 검찰은 명줄이 다해가는 여당 의원 한 명만 생색내기로 처벌하는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 삼표이앤씨가 다른 의원들에게도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 금품 로비를 한 업체가 삼표이앤씨뿐이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조 의원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서 퇴임한 뒤 8개월 만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조 의원에게 전달된 금품이 공천 과정에 쓰였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조현룡#새누리당#철도#금품 로비#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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