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남도 도울 수 있는 무료 앱이 있다. 내가 운동한 만큼 후원 기업들이 나 대신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채리티 마일스’가 대표적이다. 1마일을 걷거나 뛰면 25센트, 자전거로 달리면 10센트씩이다. 기업은 자선단체와 연계해 사회 공헌을 하고, 참여자는 일상 속에서 건강을 챙기고 선행을 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2008년 미국 예일대 교수들이 만든 ‘스틱닷컴’은 생활습관과 기부를 연계한 웹서비스다. 체중 감량이나 금연 등 각자 원하는 목표를 언제까지 달성하겠다고 설정한 뒤 ‘내기 게임’에서처럼 내가 정한 금액으로 계약을 맺는다. 흥미로운 점은 동기 유발을 위해 벌금과 유사한 개념의 ‘안티-자선(Anti-charity)’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것.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돈은 내가 싫어하는 정당이나 반대하는 활동을 돕는 데 쓰인다.
▷날로 진화하는 기부와 모금 방식 가운데 미 루게릭병협회의 ‘얼음물 샤워’ 릴레이는 창의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모금 이벤트다. 얼음물 샤워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뒤 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해야 한다. 지명된 사람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기부금을 내야 하는데 둘 다 하는 게 대세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같은 정보기술(IT) 거물을 필두로 가수 레이디 가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같은 스타들이 동참했다.
▷우리나라에도 얼음물 샤워가 상륙했다. 한국의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돕는 게 목표다. 배우 조인성, 가수 션과 최시원에 이어 2002년부터 이 병과 싸우고 있는 박승일 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코치가 그제 동참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그는 얼음물 대신에 눈 스프레이를 뿌리는 특별 이벤트에 등장했다. “시원한 얼음물 샤워를 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란 그의 메시지가 가슴을 파고든다. 세상을 바꾸는 일, 그것은 ‘개인 종목’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팀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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