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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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와 함께 하는 대한민국 헌법 이야기]7조 1항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는 공무원들. 동아일보DB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는 공무원들. 동아일보DB
손상식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원
손상식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원
공무원은 비리로 처벌을 받거나 법을 어기지 않는 한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된다. 이 점 때문에 ‘철밥통’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을 두고 보신주의나 복지부동이란 말을 넘어 마피아 집단으로 비유한 ‘관피아’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세월호 참사로 공무원에 대한 불신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우선 공무원의 사전적 정의를 보자. 공무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실제 사람처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이 기구를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거나 임용되어 국민을 위해 국가의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인적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언뜻 단순해 보여도 공무원의 정의는 사실 너무 넓어 구체적인 사안마다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말할 때에는 가장 넓은 뜻으로 대통령, 국회의원, 법관 등 입법, 행정, 사법의 모든 공무원을 지칭하지만 신분 보장과 정치적 중립성을 이야기할 때에는 공직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는 직업공무원만을 의미한다.

직업공무원은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 공무원으로 근무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을 말한다. 특히 법관은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더 강한 신분보장을 받는다. 이에 반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임기 동안 어떻게 활동했는가에 따라 다음 선거에서 정치적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선출직인 대통령직의 경우 단 한 번만 수행할 수 있으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는 한 횟수의 제한 없이 그 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장차관 같은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은 임기조차 없으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 또 대형 사고가 발생하거나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할 정도로 정책이 실패했을 경우 문책이 거론된다는 점에서 정무직이라 할 수 있다. 헌법상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되는 것은 경력직 공무원에 한한다. 해고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공무원의 신분을 헌법으로까지 보장해주는 이유는 공무원 개인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책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지 않게 함으로써 공무 수행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공무원이 자신의 신분적 불안에 동요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일관성 있고 안정적으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본래 취지라는 뜻이다.

공무원에 대한 신분 보장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세력의 간섭이나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는 한편으로 공직과 병행할 수 없는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모든 공직을 소속 당원에게 선거의 전리품으로 분배하는 ‘엽관제(spoils system)’는 인정될 수 없고, 동시에 공무원이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어떻든 헌법이 정한 공무원의 신분 보장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헌법 조문에 따른 것이다. 공무원의 자리는 그만큼 막중한 자리이다.

손상식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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