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노조는 일체의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원노조법 제3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2009년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조퇴투쟁을 벌인 전교조 교사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들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 제기되자 담당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헌재 측에 위헌 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번 결정은 이에 대해 헌재가 내놓은 것이다.
헌재는 “교사들이 시국선언처럼 교육 현장 바깥에서 정치적 표현을 하더라도 세계관, 인생관을 형성할 능력이 미숙한 학생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며 “교원노조에 대해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의 합헌 결정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사가 개인 자격으로 하는 정치적 의견 표명까지 금지할 수 없지만 노조라는 조직을 이용한 정치적 행위는 금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하느냐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교원에게 서구 선진국보다 확실한 신분 보장을 해주는 대신에 엄밀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한다. 2009년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1심 판결이 유무죄로 엇갈려 한때 혼란을 초래했으나 2012년 대법원이 유죄로 확정 판결했다. 당시 1심 판결이 엇갈리면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등 일부 친(親)전교조 교육감이 대법원의 확정 판결 때까지 징계를 유보하겠다며 버텼다. 징계 처분을 받은 교사들은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며 헌재로 사건을 끌고 갔다. 헌재의 합헌 결정은 시국선언이 더이상 법적으로 다툴 여지 없이 최종적으로 위법임을 선언한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은 올해 들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에 항의하는 조퇴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어제 경찰은 청와대 게시판에 대통령 퇴진 글을 처음 올린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 등 3명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교육부는 시국선언 참여자 전원과 조퇴투쟁 주동자를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이제는 친전교조 교육감들이 이들에 대한 징계를 미룰 구실이 없어졌다. 교육감이라면 법을 솔선수범해서 지키는 자세부터 학생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