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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
[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78>그들의 ‘예쁘다’는 기준
동아일보
입력
2014-08-30 03:00
2014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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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남성이 여자 소개해 주겠다는 말에 반사적으로 두 글자 질문을 던진다. “예뻐?” 세 글자일 때도 있다. “예쁘냐?”
여성들로부터 비난을 단골로 받는 태도다. 그런데도 상당수 여성이 남자 동료에게 자기 친구나 선후배를 두고 장담한다. “그럼! 예쁘지.”
실제 소개를 받고 만족하는 남자는 드물다(여자 쪽도 그럴 테지만). 기대와 다른 외모에 실망한 남자에게, 주선해 준 여성이 재차 확인을 한다. “어때? 내 친구 예쁘지?”
남자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에 빠진다. 대체 여자들의 예쁘다는 기준이 뭘까? 눈이 이상한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꽃미남 탤런트에 열광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왜 그들의 ‘예쁜 여자’란 기준은 믿을 수 없는 것일까. 이 주제를 놓고 30, 40대 남성 다섯 명이 논의를 거듭해 세 가지 가능성으로 추려 보았다.
첫째는 ‘심술’이다. 소개해 줄 남자와 여자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양쪽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려는 일종의 악취미라는 해석. 믿거나 말거나.
두 번째는 ‘내가 제일 예뻐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스로가 예쁘다는 확인은, 여자로 하여금 온몸의 즐거움 세포를 깨워 삶의 희열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런 욕구가 은연중 반영되어 자기만 못한 외모의 친구를 소개 상대로 떠올리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비춰 보면 “내 친구 예쁘지?”라는 질문은 “내가 더 예쁘지?”나 다름없다.
세 번째는 ‘기준의 차이’. 남자들이 용모만 보는 데 비해 여자들은 관계까지 반영해 예쁜지 아닌지로 표현한다는 분석이다. 여자끼리는 단순히 ‘예쁘다’보다 ‘대인관계도 좋다’라는 사회적 인정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예쁘다”는 ‘나랑 친해’란 의미이며 “진짜 예뻐”는 ‘나랑 되게 친해(그런데 나보다는 안 예뻐)’라는 뜻일 수 있다. “걔 성격 정말 좋아”는 ‘외모는 기대하지 마’.
이런 세 가지 가능성과 유사한 맥락인지, 여자들은 ‘남자들 기준 예쁜 여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남자들에게 주목을 받으면 “예쁘게 입었을 뿐이잖아”. 대단한 미인이 나타나면 “딱 보니까 엄청 뜯어 고쳤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아내 또는 여자친구의 말을 거꾸로 인식한다. “걔는 예쁜지 모르겠더라.”(예쁨) “걔는 안 예쁜데 왜 인기가 있을까.”(정말 예쁨) “걔는… 그래도 친구가 없잖아.”(엄청 예쁨)
그런데 여자들의 ‘예쁘다’가 실제와 일치할 때도 있다. 남편 휴대전화의 야유회 사진을 본 아내가 말한다. “자기네 신입사원 예쁘네.”
친하게 지내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상복 작가
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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