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박흥석]도박 제보자 정보를 경찰이 누설하다니

최근 시동생의 불법도박 관련 환전 행위를 경찰에 제보한 주부의 신원이 경찰의 실수(?)로 시댁에 알려지게 됐다. 주부는 시동생으로부터 “경찰 추징금을 대신 내라”며 폭행을 당했고 남편과도 별거를 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대해 국가가 주부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연한 판결이라 하겠으나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과거 아는 경찰관을 통해 주민번호만 대고 주소를 알아내는 불법 행위가 성행했는데 주소 검색을 한 경찰관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게 한 뒤로는 이런 잘못된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컴퓨터로 검색을 해야만 알 수 있는 정보 유출에 대해서만 통제가 가능하다. 즉, 컴퓨터로 검색하지 않고 동료에게 문의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한 정보 유출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에 제보(고소 고발 포함)하는 모든 제보자에 관한 정보는 최초로 그 정보를 제보받은 담당자만 알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직속상관 같은 다른 사람에게 그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기록해 두도록 하면 후일 제보자의 정보가 유출되었을 때 그 유출자를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보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고 경찰도 좀 더 정보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박흥석 법무사사무소 사무장·경기 고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