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싼값 임플란트 사라진 게 새정연 상대 로비 때문이었다니

검찰이 새정치민주연합 전·현직 의원 13명이 관련된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의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보수 성향의 단체인 어버이연합이 새정치연합 양승조 의원 등 현역 의원 12명과 배기운 전 의원이 2012년 이후 치협 간부들로부터 각각 1000만∼3422만 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불법 후원받았다며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치협은 야당 국회의원들을 통해 네트워크 치과의 영업을 막는 입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네트워크 치과들은 임플란트 치료비를 기존 치과의 절반 이하로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 치과들에 고객이 몰리자 기존 치과도 치료비를 내렸다. 치협의 로비 대상이었던 양 의원은 2011년 ‘의료인 1명이 1곳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같은 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네트워크 치과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국회의원에 대한 이익단체의 ‘쪼개기 후원’이 문제가 된 것은 2010년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간부들이 로비에 나섰던 청원경찰법 개정안 처리 때였다. 이 단체는 3억 원을 10만∼20만 원 단위로 여야 의원 38명에게 후원금으로 전달해 의원 6명이 재판을 받았으나 모두 ‘선고 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개인 명의 후원이라도 조직 차원에서 로비 목적으로 준 것이라면 정치자금법에 위반된다.

치협은 로비를 위해 회원들로부터 25억 원의 활동 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돈의 사용처를 가려내야 한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하기도 전에 치협의 서울 성동구 사무실 등 6곳의 회계 장부가 파기됐고, 컴퓨터 일부가 교체됐다. 혐의 입증에 핵심 증거가 될 회계 장부와 컴퓨터가 사라진 것을 보면 수사 정보가 치협 쪽으로 사전에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누가 수사 정보를 유출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새정치연합의 김성수 대변인은 이번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며 판에 박힌 주장을 폈다. 보수단체가 고발한 것이면 사실과 상관없이 무조건 정치적 의도로 몰아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야당의 수사 방해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