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해’는 조선족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극사실주의적으로 그리고 있다. 극중에서 조선족 면가 역으로 분한 김윤석과 구남 역을 맡은 하정우의 뛰어난 연기, 배우들의 완벽한 조선족 사투리가 영화 팬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면가가 큰 뼈다귀를 들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해치우는 장면도 인상 깊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온 청부살인업자를 죽인 뒤 부하에게 한 대사가 잊히질 않는다. “대가리는 버리고 나머지는 개 주라.”
▷잔혹 무비 ‘황해’의 한 장면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경찰이 50대 중반의 조선족 박모 씨를 검거했다. 피해 여성은 그와 동거한 조선족 김모 씨로 추정된다. 동거 여성을 살해하고 토막 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야산 여기저기에 버린 범행의 잔혹성은 사이코패스를 다룬 영화를 보는 듯하다. 특히 피의자가 조선족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른 조선족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당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이번에 토막 시신이 발견된 곳은 오원춘 사건이 일어난 수원 팔달구 지동 주택가와 1.3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범행 수법도 비슷해 ‘제2의 오원춘 사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2년 4월 지동 골목길을 걷던 20대 후반의 여성이 조선족 오원춘에게 강제로 납치됐다. 오원춘은 다음 날 오전 2∼3시까지 서너 차례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칼로 시신을 300여 조각으로 잘게 나눠 버리는 엽기 행각을 저질렀다.
▷국내 거주 조선족은 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일터도 단순노무직 식당보조 가사도우미 대리운전사를 넘어서 사무직까지 확대돼 일반 국민과의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다. 조선족이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들이 종사하는 곳은 대체로 저임금 단순노동으로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이다. 외국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심해지고 그 여파는 건강하게 생활하는 외국인에게까지 미친다. 조선족은 우리 동포이고 50만 명이나 몰려들어와 살다 보면 범죄자도 끼어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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