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신연수]쌍용차 티볼리와 이효리의 비키니 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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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의 ‘티볼리 발언’이 연일 화제다. 이효리가 트위터에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자들도 복직되면 좋겠다. 그러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올렸다. 트위터 친구들이 “광고 출연은 어떠냐”고 제안하자 이효리는 “써 주기만 한다면 무료라도 좋다”고 화답했다. 문의가 잇따르자 쌍용차 측은 “티볼리는 이미 광고 촬영이 끝났다”고 공식 해명을 했다.

▷이효리가 쌍용차 문제에 관심을 표시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월에도 ‘쌍용차 해고자 생계 지원 프로젝트, 노란 봉투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쌍용차 파업 참가자들에게 총 47억 원을 손해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지고 해고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당시 이효리는 “돈 때문에 모두가 모른 척하는 외로움에 삶을 포기하는 분들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는 편지를 썼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이 어려워지자 근로자 2646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이에 맞서 77일 동안 경기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이른바 ‘옥쇄 파업’을 벌였다. 파업 후 회사 측은 생산 차질, 경찰은 경찰관 부상을 이유로 노조 측에 총 114억7000만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해 일부를 인정받았다. 법적 논리로만 보면 불법 파업에 민형사 책임을 지우는 것은 당연하다. 법원은 “목적 및 수단이 위법하고 파업에 폭력적인 방법으로 가담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고 근로자에게 1인당 수천만 원씩의 배상금은 가혹하다’는 시각도 있다.

▷파업에 대한 의견은 각자 다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는 이효리의 마음은 얼굴만큼이나 예쁘다. 연예인들의 말과 행동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최근 MBC ‘무한도전’ 팀과 KBS ‘송일국 삼둥이’가 새해 달력 판매금을 기부하는 행사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기부왕인 가수 김장훈을 비롯해 션과 정혜영 부부, 차인표 신애라 부부처럼 선행을 하는 연예인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에서 사랑의 온도가 높아질 것이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쌍용차#티볼리#이효리#쌍용차 해고자#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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