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수원 사이버 테러’ 경고 속에 신고리원전 가스 사고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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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5시 18분경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지하 2층의 신규 케이블 관통부 밀폐 작업 현장에서 안전 순찰을 하던 도중 누출된 질소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원전반대그룹’의 사이버 공격 예고로 촉각이 곤두선 상황에서 발생해 많은 국민을 놀라게 했다. 신고리원전 측은 일단 해커의 공격과는 무관한 안전사고라고 밝혔지만 예단을 갖지 말고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신고리원전 3호기는 작년 5월 말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준공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케이블을 전량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준공도 내년 6월로 미뤄졌다. 이번 사고가 가동 중인 원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전 핵심기능의 안전과는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방심할 일은 아니다.

원전은 단 한 번의 작은 사고라도 치명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설 과정에서부터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해커의 사이버 공격 예고로 어느 때보다 안전에 유의했을 법한데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래서야 원전 자체의 안전성을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고장이 있을 때마다 “어느 나라의 원전에도 가벼운 고장은 상시 있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안이함을 보였다. 위기 신호는 작은 안전사고에서부터 온다. 세월호 침몰 사고도 이전의 숱한 사고와 경고를 무시해서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원전 건설 과정에서 이런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면 결국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신규 원전 건설 등 시급한 과제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당국이 이번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겠지만 한수원 측도 신고리원전 3호기의 안전성과는 관련이 없는지 꺼진 불도 다시 보듯 점검해야 할 것이다.
#신고리원전#가스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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