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류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에 성취한 국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할 수 있었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가 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 발전 과정에 행정체제와 관료 시스템이 뒷받침되었음도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행정체제와 관료에 대한 효과적 관리, 그리고 농촌 및 지역발전을 위한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들이 국가 발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모델로 간주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우리의 경험을 전수받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발전 경험에 대한 공유와 전파는 ‘행정한류’라는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커다란 흐름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960, 70년대를 통해 우리나라가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로부터 행정 관련 교육을 받았던 경험을 생각나게 한다.
개도국의 국가 발전을 위한 행정역량 강화 지원 활동은 그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같은 무상원조 전담기관과 국책연구기관 등을 통해 수행돼 왔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에티오피아, 르완다, 이집트 등 아프리카 국가와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 볼리비아 등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은 물론이고 행정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 발전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우리의 행정체제와 관료사회의 역할에 대한 전수는 한류의 확산은 물론이고 이들 개도국과 우리나라의 국가 차원에서의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소중한 기회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행정한류의 전수에 기초한 개도국의 행정역량 강화 활동이 보다 체계화되고 전문화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한류 사업과 활동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가칭 ‘행정한류재단’의 설립이 요구되고 있다.
행정한류재단은 개도국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행정 발전 경험의 자문과 전수는 물론이고 개도국 공직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가급적 빨리 행정한류재단을 세우고 운영 주체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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