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다음 달 8일 전당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할 3명에 포함됐다. 나머지 한 명은 386운동권 출신의 이인영 의원으로 결정됐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결과를 비공개에 부쳤으나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1, 2위를 나눠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두 명 중 한 명이 새 대표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측도 어긋나지 않을 듯하다.
정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경선은 향후 정당 활동에 국민이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감동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경선은 후보 등록 때부터 ‘그들만의 리그’ 양상을 띠면서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후보들의 면면이 신선감이 떨어지는 데다 결과도 너무나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당의 면모가 달라지려면 당의 확장성을 제약하고 있는 친노 기득권과 호남 기득권부터 타파해야 한다. 기득권의 수혜자들끼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런 기대 자체가 어렵다.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후보는 모두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노무현 정권 이후 두 번의 대통령선거와 두 번의 총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합당, 통합, 당명 바꾸기를 반복하고,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세력과 야권 연대까지 맺는 등 온갖 몸부림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당 지지도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지도 한참 됐다. 그동안 수도 없이 지도부가 바뀌고 그때마다 변화와 혁신을 주문처럼 외쳤지만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이 왜 추락했는지 그 이유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특정 세력이 당을 좌지우지하면서 말로만 변화와 혁신을 외칠 뿐 행동이 뒤따르지 않거나, 국민이 원하는 쪽과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내달린 탓이 크다. 이런 잘못된 관성의 법칙을 깨는 것이 새로운 당 대표가 안고 있는 진짜 과제다. 후보들은 이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멀어졌던 국민의 마음도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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