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산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40대 박성철 씨는 추운 아침에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급히 수술을 받았지만 얼마 전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박 씨는 후유증으로 언어소통이 어려워져 회사 근무가 어렵다고 생각해 퇴사했고 주위에서 장애연금을 신청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박 씨는 대기업에 근무했고 자기 명의의 아파트와 1억 원 정도의 예금도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받는 장애연금의 대상자가 아니라고 생각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 장애연금은 국민연금… 소득과 무관
아직까지 장애연금과 장애인연금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장애연금은 국민연금의 일부다. 국민연금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노령, 장애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대처하는 사회보험이다. 그중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아는 것이 노령연금이다. 장애연금도 사회보험의 일종이기 때문에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소득수준이 높아서 고액의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받을 수 있는 장애연금액 또한 높아진다.
반면 장애인연금은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2010년 7월부터 장애인연금법을 근거로 시행된 사회보장제도이다. 장애인연금은 만 18세 이상인 자가 신청할 수 있고 소득이나 재산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경제적 자력이 있는 분들은 제외된다. 이와 별도로 생활이 어려운 경증장애인에게 월 4만 원(2015년 기준)이 지급되는 장애수당이 있다. 즉 장애연금은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지급되며 장애인연금, 장애수당은 경제적 수준을 고려해 지급된다.
국민연금공단에서도 국민연금의 혜택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장애연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장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는지를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서는 ‘찾아가는 서비스’도 한계가 있다.
○ 장애연금 청구권 소멸시효는 5년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18∼65세 중증장애인 중 장애연금수급자 비중이 대체로 선진국은 평균 47%에 이르는 데 반해 국내는 8∼12%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의 장애연금 수급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애연금의 혜택을 몰라서 청구하지 못하는 분들이 아직 상당히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은 현재 남아있는 장애가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으로 생겼을 때다. 국민연금 가입 이전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이면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없다. 요건에 해당하면 주민등록지를 관할하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장애연금을 청구하면 된다. 구비서류로는 장애진단서와 과거의 진료기록지 등이 있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장애 정도(1∼4급)에 따라 1∼3급까지는 매월 연금으로, 4급은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장애연금은 장애가 계속된다면 노령연금을 받을 때까지 지급된다.
제일 중요한 것으로 꼭 알아둬야 할 게 있다. 바로 장애연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5년이라는 점이다. 뒤늦게 장애연금의 혜택을 알고 청구했다 하더라도 5년이 지났다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때를 놓치지 않고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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