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최시영]지하철 전화에티켓 지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03시 00분


국내에서 대중교통 중 지하철은 하루 평균 승객 수가 가장 많다. 지하철은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 중 하나다. 물론 편리한 만큼 불편함이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사실 국내 지하철 하드웨어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최고 수준이다. 승하차할 때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승객 안전과 편의를 위한 스크린도어와 냉난방 시스템까지 설치돼 있다. 이런 시스템은 기술력의 정점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용하는 몇몇 시민의 행태가 문제다.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전화통화를 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 방송과 안내문이 그렇게 나와도 아랑곳하지 않는 승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단속한다고 하지만 매번 출몰해 승객들에게 구매를 권유하거나 승객들을 상대로 광고하는 잡상인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모의유엔총회(NMUN)에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갔다가 지하철을 직접 타 봤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미국 뉴욕 지하철의 하드웨어는 우리보다 훨씬 열악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역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변 위생과 치안도 우리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우리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뉴욕 지하철 시스템은 어쩌면 ‘재앙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승객들이 자유롭게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고 통화하는 모습은 더 드물다. 잡상인을 마주친 기억도 거의 없다. 이미 우수한 하드웨어 기반이 있는 만큼 우리 시민의식도 걸맞게 성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시영 연세유럽연구 명예편집장
#지하철#전화에티켓#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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