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의 힘으로 인민재판정을 만드는 게 민주공화국을 앞당기는 지름길이지 않을까.”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비공개 특채 임용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해직교사 윤희찬 씨가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윤 씨는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이 지난해 민주노총 시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이런 코멘트를 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대중을 선동해 정적 등을 숙청하는 수단이었던 인민재판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보다 낫다는 말인가. 명색이 교육자인데 걱정스럽다. 그가 말한 민주공화국이 어떤 체제인지도 의심스럽다.
▷윤 씨는 지난해 8월 30일엔 세월호 희생자 가족 농성장에서 “박근혜가 범인이다. 살인자를 처벌하자! 청와대 입구, 청운동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1심 판결과 관련해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 부장판사 김정운은 개콘에 출연해도 되겠다”고 야유하는 글을 남긴 적도 있다. 이런 교사가 교단에 돌아오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생각이 어떨지 궁금하다.
▷전교조 서울지부 노조 전임자 출신인 윤 씨를 특채한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7월 취임 첫날 “전교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행정은 선진화한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교조의 지지를 받아 당선돼서 그런지 전교조에 대한 배려가 깊다. 사립학교 교사였던 윤 씨를 공립학교 교사로 특채한 것은 인사권 남용이다. 윤 씨는 특혜를 베푼 조 교육감을 향해서도 “무지하면 용감해서 교육감에 나왔을까?” “썩을 놈”이라며 인신공격성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도무지 종잡기 어려운 좌충우돌이다.
▷지난해 전교조 조합원 수는 5만3208명으로 9년 전에 비해 41.4%가 줄었다. 연령대가 파악된 조합원 3만9798명 중 20대는 985명으로 2.5%에 불과했다. 전교조의 강경투쟁 노선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많은 교사들이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전교조엔 참교육에 애쓰는 교사도 있지만 이런 논란이 생기면 실망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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