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김모 씨(30)는 이달 1일 한 공공도서관에서 부산시교육청의 2014년 청소년 추천도서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 김 씨는 2일 페이스북에 책 내용을 소개했고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에도 글을 올렸다. 인터넷매체 미디어펜이 그의 ‘고발’을 취재해 6일 보도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책은 6·25 남침 전쟁 및 한반도 분단과 관련해 이승만 정부와 미국을 맹비난한 반면 김일성과 소련, 중국에는 우호적인 내용이 많다. “북한은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해 군사력을 길렀다” “중국은 북한을 도와 한반도를 해방하고 외세의 침략전쟁을 격퇴하기 위해 참전했다”는 내용은 6·25 남침이 ‘해방전쟁’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비슷하다. 한국군과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는 부각하면서도 북한군과 빨치산, 중공군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 미국 지지 세력을 친일파로 몰아붙이고 소련은 북한의 개혁을 도와 김일성이 대중의 지지를 얻도록 도와준 나라라고 기술돼 있다.
▷부산시교육청 산하 11개 공공도서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청소년 추천도서 선정위원회는 작년 6·4 교육감 선거 직전인 5월 말 이 책을 ‘6월의 책’으로 선정했다. 북한 주장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 책이 추천도서로 선정되면서 부산 시내 11개 공공도서관에 50여 권이 비치됐다. 공공도서관 도서 구입과 비치, 배포 활동의 재원은 세금이다. 논란이 일자 부산시교육청은 10일 선정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 책을 추천도서에서 제외했다.
▷초중고교생들이 읽는 현대사 서적 중에 반(反)대한민국-반미-친북 좌편향 성향의 책은 한둘이 아니다. 신은미 씨가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으나 북한 미화 콘서트가 논란을 빚으면서 제외됐다. 신 씨의 책은 그래도 ‘성인용’이지만 아직 사고(思考)가 미성숙한 초중고교생들이 읽을 청소년 추천도서에 6·25 남침을 미화한 듯한 책을 선정한 것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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