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선/이한교]청년 실업, 이공계 우대로 풀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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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대기업 신입사원의 80∼85%가 이공계 전공자라며 인문계가 홀대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교육 부총리가 나서 취업률이 높아지는 이공계 정원을 늘리고 인문계 정원을 줄이겠다고 했다. 요즘 이공계 취업률이 높아졌다고 해 마치 인문계가 몰락하는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은 문제다.

혹자는 후기 산업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이공계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는 정확한 진단이나 사실 확인 없이 그때마다 다른 정책을 내놓는 난맥상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공계가 25년여 동안이나 홀대를 받은 결과 우리 경제는 15년째 국민소득 3만 달러에서 힘겨운 턱걸이만 하고 있다.

이제라도 이공계 홀대를 좀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정확한 문제 제기를 해 땀과 기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중소기업의 현장에 젊은이가 사라지고 값싼 노동력을 핑계로 외국인 근로자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싼 노동력을 찾아 일부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고 실패한 기업은 되돌아오고 있다. 이 악순환에 국내 뿌리 산업은 고사 직전에 있고 핵심 기술은 해외로 유출되고 있으며 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청년 실업 문제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혹자는 청년 실업 문제는 전 세계적 추세이며 압축 성장의 후유증으로 당연히 겪는 진통이라 말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곪은 상처를 과감히 도려냈더라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과감하게 낭비적인 고학력 시대를 마감하고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현재 80%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선진국처럼 이공계 출신도 고급 관리가 될 기회를 확대하고 중요 국책 사업에서 이공계 출신들이 현장을 지휘하게 하며 고교 졸업 뒤 산업체 경력이 학벌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균형 잡힌 정책이며 상생이고 땀과 기술의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다. 언론도 이런 정책을 인문계 홀대라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청년 실업#이공계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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