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중국의 사드 시비, 근거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소장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소장
북한은 1984년 스커드를 모방 생산한 이래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다양한 종류의 탄도탄을 보유한 미사일 강국이 됐다. 반면 우리는 군사적 효용성이 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과도한 반응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주지하다시피 사드에 대한 중국의 우려는 이 체계가 자신들의 미사일 전력을 감시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무기체계의 구성요소인 AN/TPY-2 레이더는 운용 목적에 따라 두 가지 형태의 작전 모드로 구분해 활용된다. 이스라엘 터키 일본처럼 조기경보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도탄 없이 레이더만 별도로 독립 운용하는 방식은 전방배치모드(Forward Based Mode)이고 유도탄 발사대와 한데 묶어 탐지 및 포착용으로 운용하는 방식은 종말모드(Terminal Mode)라고 부른다. 각 모드에 따라 운용 소프트웨어가 다르고 레이더의 지향 방향 역시 미사일이 날아오는 쪽으로 고정해야 한다.

중국이 우려하는 대로 우리가 중국 미사일 정보를 미국이나 일본과 공유하려면 북한 방향의 레이더를 중국으로 돌려야 하고 운용 소프트웨어 역시 종말모드에서 전방배치모드로 교체해야 한다. 이는 수시간에서 수일이 소요되므로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 요컨대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다고 해서 중국에 미치는 군사적 영향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중국 측 인사들은 대개 군사 분야가 아닌 외교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사드 시스템의 기술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만일 시스템의 제한사항을 뻔히 알면서도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라면 우리 외교 분야에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역이용해 자신들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공세로 판단된다. 거꾸로 우리가 나서서 유도탄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수호해야 하는 군은 나라를 지킨다는 당당함을 갖고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와 외교부 등 안보를 담당하는 정부부처는 적절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함으로써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소장
#중국#사드 시비#AN/TPY-2 레이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