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끝>실손보험 가입 때 꼭 따져야 할 것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와 함께 하는 진짜 복지이야기]

보험에 가입할 때는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DB
보험에 가입할 때는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DB
전가영 변호사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전가영 변호사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최근 취업에 성공한 김모 씨. 취직하면 실손보험 하나쯤은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평소 들어왔던 터라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험설계사들과 상담해 보니 좋은 얘기만 늘어놔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번 가입하면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데, 좋은 얘기만 듣고 선택했다가 크게 후회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실손보험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체크해야 할지 알아보자.

○ 보장 내용은 반드시 약관으로 확인

보험설계사의 얘기만 들으면 정말 그럴듯하다. 아프기만 하면 얼마든지 다 보장해 줄 것만 같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도 상품을 파는 사람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어떤 상품이, 좋은 점만 가지고 있으면서 저렴하기까지 하겠는가. 실제 몸이 아파서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보험설계사의 설명대로 모두 돈을 받는 것이 아니다.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모두 약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할 때는 광고나 보험설계사의 설명에 현혹되지 않고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장 내용이 아니라 보장되지 않는 내용을 살펴야 한다. 고혈압 등 지병이 있어 보험 가입이 힘든 어르신들은 보험 가입이 된다고만 하면 약관을 살펴보지도 않고 가입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질병이 있다면 해당 질병은 물론이고 그 질병으로 인한 합병증까지도 보장 범위에서 제외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고혈압이 걱정이라 보험 가입을 했는데 정작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은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지병이 있었던 어르신들은 약관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고,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면 설계사에게 물어본 뒤 설계사의 설명을 녹취해 두는 것이 좋다. 설계사의 말만 믿고 덜컥 가입했다가 보장받으려고 보니 설계사의 설명과 달라서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보험료 얼마나 늘어날지 체크해야

실손보험은 처음 가입할 때는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실손보험 광고만 보더라도 한 달에 1만 원대 상품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1만 원이 안 되는 상품도 소개된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매년 보험료가 바뀌는 갱신형 상품이다. 즉, 나이가 들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면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다. 40세 전후까지는 1만∼2만 원에 불과해 우습게 보이던 실손보험료가 갱신할 때마다 계속 증가해 정작 보험금이 필요한 나이가 되면 감당이 안 되는 상당한 금액이 되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기보다는 50대 이후 보험료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만일 보험료가 너무 많이 올랐다면 동일한 상품을 갱신하지 않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손보험에 가입해 있을 때 질병이 발생한 적이 있다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보다는 가입돼 있는 보험을 계속 갱신하거나 재가입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이미 가입된 보험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입 중에 질병이 발생해도 갱신이나 재가입을 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새로 보험에 가입하는 때에는 질병으로 인해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보험은 질병이 발생했더라도 보험료가 더 비싸지지 않는다. 질병이 있는지는 가입 당시에만 문제가 되고 보험료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 질병 전력 숨기면 보험금 못받을수도

보험에 가입할 때는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참 많다. 최근 5년 내에 수술받은 경험이 있는지, 술은 얼마나 마시는지 등등. 여러 가지를 물어보니 번거롭긴 하겠지만 솔직하게 답변해야 한다. 간혹 질병이 있는데도 보험 가입이 거절될까 걱정되는 마음에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당장 보험 가입은 되겠지만 나중에 해지되거나 정작 보험금이 필요할 때 지급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실컷 보험료는 냈는데 보험 가입이 해지되거나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보험 가입자는 어디까지 고지를 해야 나중에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현행법에서는 보험 가입자는 보험회사에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요한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법원은 ‘보험회사가 알게 된다면 가입을 거절하거나 다른 조건으로 가입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다 얘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험회사에서 가입을 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들은 반드시 얘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전가영 변호사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실손보험#보험금#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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