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식사회의 우리 운명은? 중국의 머리 아니면 꼬리다. 이대로 가면 꼬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경제적 속국을 의미한다. 산업사회형 제조업은 금명간 중국이 우리를 압도할 것이다. 우리는 지식사회형 두뇌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노령화 사회, 건강 복지형 사회의 주력 지식산업은 바이오산업이다.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원했다. 천하를 뒤지며 불로초 찾기를 갈구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진시황을 비롯한 모든 인류의 꿈인 불로장생의 건강복지 실현을 위해 생명공학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드디어 줄기세포 연구에까지 도달했다.
어느 철학자는 우리 몸 안의 줄기세포가 바로 진시황의 불로초라고 했다. 오늘의 줄기세포 연구는 희귀병과 난치병 치료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바이오산업 핵심인 줄기세포 연구는 금메달 경쟁이 시작됐다.
특허전쟁 사회에서는 1등만 살아남는다. 과거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외면한 채 농업사회에 머물렀다. 반면 일본은 변화를 예측하여 한발 앞서 산업사회에 뛰어들었다. 역사를 외면한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오늘날 우리와 일본의 줄기세포 국가관은 어떻게 다를까. 일본은 바이오산업의 금메달 획득 목표로 경기에 출전했고 우리는 관례적으로 출전한 셈이다. 이대로 가면 일본은 우승국, 우리는 패전국이 된다. 우승국이 가지는 지적패권으로 인해 희귀병 줄기세포 치료도 일본에 가서 받아야 할 판이다.
일본은 노령화 시대에 줄기세포 약품과 의료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 바이오 선진국이 돼야 한다는 국가관이 명확하다. 약사법 개정과 재생의료기술 안정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줄기세포 관련 약품과 의료기술 개발에 지적패권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야마나카 신야 박사의 만능 줄기세포 분야 노벨상 수상도 목표 달성을 위한 거국적 노력의 산물이다. 반대로 우리는 줄기세포 약품을 일반 약품처럼 엄격히 규제하고 의사의 자가 줄기세포 시술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미 일부 환자는 일본에 가서 시술받기도 한다.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는 바이오산업에 관한 한 행방불명 상태다.
일본은 미래지향적인 연구개발 촉진형이고 우리는 현실지향적인 안전관리 규제형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험과 도전을 억제하는 안전관리 규제사회에서는 창의적 연구가 실현되기 어렵다. 특히 우리 바이오산업 자체가 왜 난치병 환자일까?
첫째, 우리 정치는 환자를 돌볼 여유가 없다. 여야가 현실 문제의 갈등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입법기관이다. 현실 지향적인 법 개정과 제정에 몰두하면 창의적 미래형 법제는 외면될 수밖에 없다. 지식사회는 지식 창출 지향적 법제가 마련돼야 한다. 일본은 바이오산업의 지식 창출을 독려하기 위해서 관련 법제를 개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법제를 제정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우리 행정은 환자 치료를 위한 의지가 없다. 강한 치료 의지를 가지면, 그로 인해 오히려 다칠 수 있는 행정 분위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 행정의 감사제도는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독려하는 제도가 아니다. 오로지 잘못한 것만 지적하고 야단치는 감사제도다. 안전관리 규제행정에 치중하면 감사에 걸릴 일도 없고 국정감사에서 야단맞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약학 교육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6년제 약학 전문대학을 희망했다. 바이오 분야의 고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함이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행정 차원에서 2+4의 복합 6년제 약학대학 제도로 결정돼 입시 과열 등을 낳았다. 하루빨리 바이오산업의 금메달 선수를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바이오산업의 큰 축인 제약산업은 현행 약가제도와 보험제도 아래서는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이 어렵다. 또한 연구개발 중심 기업이 될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현재 경기 불황과 창조경제 침체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국가 분위기가 아니다. 무엇보다 과거 식민지 비극이 바이오산업에서 재현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바이오산업 최선진국의 고지를 확보하자. 그리고 동북아의 의료허브로 도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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