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체육단체 통합 후의 과제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03시 00분


채재성 동국대 스포츠사회학 교수
채재성 동국대 스포츠사회학 교수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안 그리고 대한체육회(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를 통합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62년에 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은 그동안 몇 차례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는 지금 이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체육회와 국체회의 통합으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시스템을 선진화할 초석이 마련됐다.

국내 스포츠 시스템은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으로 양분돼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엘리트스포츠는 운동선수 육성에만 집중하고 생활체육은 건강증진과 여가선용을 위한 일반인들의 스포츠 활동에만 관여했다. 이렇다 보니 스포츠의 총체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상호 협력을 이끌어 내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이러한 환경이 스포츠 시스템 운영상의 갈등을 조장함은 물론이고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적 투자를 방해했다. 엘리트스포츠에 집중하던 체육회와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주도하던 국체회의 통합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큰 이유다.

당장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들이 함께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와 국체회 산하 단체가 각각 대회를 열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해 회비를 모아 운영해 온 생활체육동호회들이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생활체육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과 그 효율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이원적으로 운영됐던 터라 어느 정도의 알력이나 갈등도 예견된다. 엘리트스포츠 경기장은 생활체육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학교 운동부 시스템에서 생겨난 특기자제도와 선수 발굴 및 육성제도, 선수 등록제도가 생활체육 시스템과 통합되기 위해선 해결할 문제가 많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지역사회 스포츠클럽을 관리할 종목별 스포츠연맹들의 인적 물적 효율화 과정도 필요하다. 제도가 연착륙하기 위해 스포츠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채재성 동국대 스포츠사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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