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신규 확진자가 1주일째 나오지 않으면서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제도 전체 확진자 수는 추가 감염자 없이 186명을 유지했다. 퇴원 환자 130명 중에는 ‘슈퍼 전파자’ 14번 환자와 삼성서울병원 응급이송요원 137번 환자도 포함됐다. 학교와 유치원의 ‘메르스 휴업’도 6일로 종료됐다. 경기 평택성모병원을 비롯해 일시 폐쇄됐던 병원들은 속속 진료를 재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에도 나흘째 확진자가 없어 종식을 논의하려던 차에 신규 환자가 나왔던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출 때가 아니다.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는 메르스 확산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5일 박근혜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초동대응에 허점이 있었다”고 말했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8일 메르스 관련 청문회에서 미숙한 초기 대응을 인정했다. 청와대는 문 장관 교체를 준비하면서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공백을 우려해 후임 장관 인선 시기를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로 잡은 듯하지만 문 장관의 교체는 빠를수록 좋다.
5월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뒤 한국 사회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침체된 내수 시장에 메르스 공포가 겹치면서 관광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메르스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중국 여행사들이 단체관광 상품 판매에 다시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급감했던 유커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논의해 종식 선언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마지막 확진자가 발생한 4일을 기점으로 최대 잠복기(14일)의 2배가 되는 8월 초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종식 선언을 서두르다 다시 환자가 발생하면 대외(對外) 이미지 추락 등 더 큰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일단 큰 고비는 넘은 듯하지만 마무리가 중요하다. 메르스 사태의 첫 단추는 잘못 끼웠다고 해도 마지막 잔불 처리는 완벽하고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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