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J 부인까지 박대한 김정은, 南도 대북정책 다시 짤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0일 00시 00분


북한 김정은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DJ)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3박 4일의 체류 기간 중 김정은을 못 만나고 돌아왔다. 김정은은 “이희호 여사님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인편으로 전했을 뿐 면담은 물론 친서 전달도 없었다. 그의 방북이 꽉 막힌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31세인 김정은이 2000년 김정일과 6·15 공동선언을 한 DJ의 노부인을 초청해놓고 외면한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

이 여사 측은 북한에 김정은과 면담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사가 돌아오기 전날에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밝힌 것도 실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통일부는 “북측이 처음부터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여사가 만난 가장 고위급 인사는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그는 통일전선부의 부부장으로 우리로 치면 차관급이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이 여사의 방북을 개인 방문으로 규정한 만큼 김정은은 성의를 보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남남(南南) 갈등 유발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여사가 갖고 있는 남북대화의 전문적 식견을 정부가 전혀 활용할 생각이 없었다”며 김정은 면담 무산의 일부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무더위에 평양까지 찾아간 이 여사를 박대한 것은 김정은이라는 점에서 설득력 없는 주장이다.

김정은은 북한군의 군사 훈련은 적극적으로 참관하지만 외교적인 만남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외국에도 나가지 않고 외국에서 온 사절도 거의 만나지 않는 것은 그의 폐쇄성과 자신감 부족을 보여준다. 5일 뒤면 광복 70주년을 맞는다. 김정은은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 개선에는 아무 관심이 없음이 확인됐다. 반면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을 거창하게 치르는 데만 온통 매달려 있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세를 과시하려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 도발을 하면 가뜩이나 부정적인 국제사회의 대북 인식이 더 악화될 것이다.

당장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섣부른 통일 논의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이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미국 중국 등과의 대북 협력을 강화해 어떻게든 김정은의 태도를 바꿔놓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희호#박대#김정은#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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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추천 많은 댓글

  • 2015-08-10 01:34:09

    할매 박대한 것 하고 대북 정책하고 무슨 상관인가? 애초에 정부가 기대했다면 신경을 썼겠지, 그냥 할매가 오매불망 죽기전에 가고 싶은 곳 갔다 왔으면 됬지 무슨 말들이 많은가, 내보고 대북 정책 수립하라면 김정은과 그 졸개들이 죽을때 까지 일체의 대북 관계를 끊는다

  • 2015-08-10 03:25:14

    급할땐 소나무 때문에도 SOS 친 녀석들 한테 뭘 기대? 2-3일 잘 놀다왔으면 됐지 뭔 뒷말이 애당초 김치국 마신 이여사 주위 기생충들. 어떻게하면 공짜여행 할까 그잘난 쌍판 내밀까, 젯밥에만 관심 있는 것들

  • 2015-08-10 01:14:47

    그게 빨가이들의 근성. 필요하면 우리... 그렇지 않으면 '누구여?" 막판엔 지들끼리 삿대질....'아직도 그들말에 현혹되어 깨어나지 못하는 바보 군상들... 하기야 그게'마약'보다 강하다지만...'루마니아'의 최후를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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