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가 일제강점기 치하로부터 대한민국의 주권을 회복한 지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이는 또한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소하는 데 실패한 지 70주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의 사명감과 희생이 없었다면 대한민국과 우리 민족은 오늘날의 세계를 이끄는 한 축이 아닌 역사책 모퉁이에 글로만 존재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서양인의 외모, 하얀 피부 색깔, 밝은 머리색, 깊은 눈매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나의 선조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고 그 덕분에 나는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유진 벨 선교사는 1895년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벨 선교사는 선교활동뿐만 아니라 교육활동에도 헌신하며 문맹 퇴치에 앞장서셨다. 그의 사위이자 나의 증조부인 윌리엄 린튼은 3·1운동에 앞장서셨고 미국에서 한국인에 대한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셨다. 결국 증조부는 신흥학교와 기전여학교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신사 터를 뒷간으로 만든 죄목으로 일제로부터 추방을 당하시기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증조부처럼 대한민국 독립에 대한 염원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신 분들 덕택에 70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내가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즈음, 우리가 오늘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준 우리 선조들의 희생과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얀 피부의 한국인으로부터 이러한 당연한 말을 듣는 것이 어쩌면 새롭게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개종을 한 사람들은 그 종교에 대해 가장 열정적인 지지자가 된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귀화한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하는 가장 열정적인 지지자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나는 두 가지 길을 통해 대한민국의 열렬한 지지자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번 광복절처럼 중요한 국경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그 첫 번째 길이다. 나는 지난 반 년 동안 서울시 광복 70주년 시민위원회의 일원으로 봉사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뜻 깊은 행사의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이는 나 자신에게도 많은 배움과 교훈을 주었다.
두 번째 길은 대한민국 미래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짧은 시간 내에 시장 선도자로 발돋움하며 전 세계를 여러 차례 놀라게 한 바 있다. 하지만 내 소견으로는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 또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창업가 정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한 경력이 있는 국제 인수합병(M&A) 전문 미국 변호사로서, 나는 한국의 선도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국제거래를 돕고 초기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와 미래에 가장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귀화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각종 규제 개선을 위한 토론에도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
나는 광복이라는 말이 퍽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빛, 명예, 문화 등 다양한 뜻이 있는 ‘빛(광)’을 되찾는 것, 광복의 한자 의미이다.
올해 8월은 나에게 개인적인 ‘광복절’이기도 하다. 선조들이 독립에 일조한 덕택에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된 지 1년이 되기 때문이다. 제 선조께서 몸 바쳐서 되찾고 지키려 했던 그 아름다운 나라의 명예와 문화가 5대를 거쳐 내게 다시 돌아온 것이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이만한 영예가 또 어디 있을까? 이렇게 감사한 국적법 덕분에 나의 여동생도 이번에 대한민국 국적을 얻게 된다.
이 자리를 빌려 독립유공자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후손들이 빛을 찾아 대한민국으로 오게 해 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되찾은 빛을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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