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로스쿨 출신인 딸이 대기업인 LG디스플레이의 법무팀 변호사로 채용되도록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윤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파주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다. LG디스플레이로선 윤 의원의 청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9월 공정거래 분야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변호사 1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그러나 최종 합격자는 2명이었다. 윤 의원은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딸이 지원했다고 알렸고, 이 회사는 법무팀에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그해 4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윤 의원의 딸을 입사시켰다.
30세 미만 청년의 실업률은 10%를 넘어섰고 고용률은 50%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고용된 청년의 다수는 비정규직을 전전한다. 정규직 전환은 하늘의 별 따기다. 또래 청년들은 수없이 좌절하다 취업 포기까지 하는 상황에서 윤 의원의 딸은 아버지의 전화 한 통화로 대기업에 없던 정규직 자리까지 만들어 입사한 것이다.
윤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친노 정치인으로 현재도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입만 열면 정의를 외치던 대표적인 친노 정치인이 지역구 의원 자리를 이용해 지역구 소재 기업에 한 청탁이라 더욱더 비열해 보인다. “청탁이 아니고 지원 사실을 알렸을 뿐” “(딸은) 학부에서 올 A학점을 맞을 정도로 우수” 등 그의 변명을 듣고 있노라면 사과한다는 말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야는 윤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즉각 회부해야 한다. 윤 의원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검찰은 문희상 새정치연합 의원이 200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청탁한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윤 의원의 청탁도 달리 볼 이유가 없다. 국회가 김영란법을 제정할 때 의원이 제3자의 민원을 전달하는 것을 부정 청탁의 예외로 만들어 분노를 샀다. 의원의 부정 청탁을 국민이 눈 뜨고 보면서도 처벌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법망을 더 촘촘히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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