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청년실업과 주거불안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희망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어제 밝혔다. 5년간 청년일자리 100만 개 창출, 셰어(share)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 5만 채 공급, 학자금 대출이자 0%의 3대 정책과 ‘청년경제기본법’ 등 4대 법안이 핵심이다. 심각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1야당이 정책을 내놓는 것은 좋지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미지수여서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 의혹이 짙다.
새정치연합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으로 선거에 이긴 후 툭하면 ‘무상 시리즈’를 들고 나왔다. 2012년에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 반값등록금의 ‘3+1 공약’을 내걸며 포퓰리즘에 앞장섰다. 어제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당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선언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나왔다.
선거를 앞두고 청년들의 환심을 사려는 ‘선심 경쟁’에 불을 지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청년희망펀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일자리펀드 조성 방안을 마련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이어받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도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자발적 참여로 추진한다지만 대통령과 장관들이 나서는데 기업인이나 지도층이 모른 체할 수 없으니 사실상 반(半)강제다. 21일 KEB하나은행 등 5개 은행에서 펀드 가입이 시작되자 벌써부터 은행 직원들에게 참여를 종용하고 은행들에 실적 경쟁을 시킨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을 돕겠다는 것을 나무랄 수야 없지만 펀드의 용도나 운용 방법이 투명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는 20일 국군 장병 56만 명에게 특별휴가와 격려카드, 특별간식을 ‘하사’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 때 전역을 연기한 병사들에게 감동을 받아서라지만 제2 연평해전에서 승리했을 때도 관련자들만 포상휴가를 받았다. 특별간식에 필요한 12억 원은 청와대 예산도 아니고 군 소음피해 배상금을 전용(轉用)할 예정이다. 정부 재정적자가 늘고 있는 판에 국방부 예산으로 젊은 군인 표를 사들이는 셈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청년들은 지금 ‘헬조선(지옥 대한민국)’을 외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이들이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가 되는 현실을 바꿀 근본적인 일자리 마련 대책이 필요하다.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즉흥적이고 시혜적인 이벤트로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골몰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청년들을 두 번 배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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