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오른다. 산도 강도 들녘도 바다도 징징징 달마중 한다. 오곡백과 익는 향기 풍년가에 실려 오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야 할 삼백예순. 아니 3만6000날 7000만 한겨레 소원일랑 몽땅 들어주는 맷방석 한가위 달이 오른다.
성도 이름도 남기지 않은 조선의 도공들, 국록이나 고대광실은 그만두고 하루 세 끼 배만 불렸으면 했던가. 한 아름 저리 둥글고 큰 달 빚어 구워냈거니 ‘백자대호’(국보 제262호)를 두고 달항아리로 부른다네.
“어메는 달을 두고” 서정주가 ‘자화상’에 올렸듯 우리들은 모두 어머니 배 속의 달이었다. 아니 달은 태어나면서 첫울음을 터뜨린 둥개둥개 사랑이었고 기쁨이었고 설움이었다. 어머니는 이른 새벽 정화수를 길어다 계수나무 아래 옥토끼가 떡방아 찧는 보름달을 띄워 두 손 모아 빌고 빌었다. “금도끼로 찍어다가 은도끼로 찍어다가 초가삼간 집을 지어 천년만년 살고 지고” 그 달에 닐 암스트롱의 발길이 닿기 몇백 년 전 우리는 사랑방에도 안방에도 들여다 놓고 품고 살았다.
저 땅끝 해남 땅 태생인 시인은 두륜산, 월출산 봉우리에 뜨는 달을 보며 자랐으리라. “송편 빚는 보름달아” 배가 불러오는 반월 닮은 송편 먹고 “가아응 가아으응” 남도 처자들의 수월래 춤사위도 흥겨웠으리라.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그래 우리 모두 한가위 달이 되자. 저기 오는 통일도 마중하고 7000만 손잡고 달무리지어 “가아응 가아으응” 뛰며 춤추고 뛰며 노래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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