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라는 어색한 용어를 사람들은 꾸준히 검색해왔다.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온라인에서 검색빈도 추이를 살펴보면 ‘갭투자’의 검색량이 지속적으로 늘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갭투자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자 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갭투자는 부동산의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gap)가 적은 아파트를 매입해 전세가를 올리고 매매가도 올려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이다. 갭투자자들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4억 원이고, 전세가격이 3억5000만 원이면, 전세를 끼고 5000만 원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본다. 갭투자 집주인이 되면 전세계약이 만료될 경우 전세가를 대폭 올린다. 세입자는 떠나거나 아니면 갭투자 집주인이 요구하는 대로 전세금을 더 내야 한다. 주인은 쉽게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집값이 오르면 오른 만큼 또 차익을 낼 수 있다.
최근에 금리도 낮고, 주택경기도 나쁘지 않아 ‘아파트 쇼핑’이라는 말이 성행할 정도로 갭투자는 확산되었다. 젊은이도 소자본을 마련해 갭투자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고, 부동산 중개업자를 하다 직접 갭투자를 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집값이 곧 폭락한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고, 또 전세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는데 일정 부분 갭투자자들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 서민들을 울린 장본인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혹자는 갭투자보다는 갭투기라고 불러야 한다고도 말한다.
갭투자와 관련한 연관어 중 장소에 대한 것을 보면 서울, 아파트, 강남, 수도권 등의 단어들이 상위에 올라있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갭투자가 몰렸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오피스텔과 사무실, 빌라도 보이지만 아파트가 가장 상위에 올라있다는 것은 갭투자가 주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갭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확인되고 있다. 갭투자와 관련한 연관어 중 감성적 표현을 살펴보면 어렵다, 피해, 위험한, 무모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높다’와 ‘크다’도 있는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정부는 6월 19일 부동산대책을 전격적으로 내놓았다.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정대상지역을 추가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조건을 강화함으로써 과도한 부동산 매입을 위한 대출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과열 양상의 원인으로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사람’을 지목했다. 갭투자 등을 통해 다주택을 소유하려는 사람들도 타깃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향후 1년간 집값이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38%가 ‘더 오를 것’으로 응답해 ‘더 내릴 것’이라는 응답(22%)보다 더 높았다.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람들의 심리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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