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디스의 경고…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달린 경제성적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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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5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끌어내릴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으로 구조개혁의 후퇴를 지목했다. 정부 재정 악화, 북핵 위험 고조와 함께 한국 경제의 3대 위험요소라는 것이다. 경제적 위험 요인이 가시화할 경우 현재 프랑스와 동급이고 일본보다 2단계 높은 한국의 신용등급(Aa2)을 내릴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가 주시하는 구조개혁의 첫째 대상은 노동시장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생산성이 낮은 데다 신규 채용과 퇴출이 어려워 생산요소의 핵심인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 문제, 고용 창출력이 높은 서비스업을 육성하지 못하는 현실도 한국 경제가 극복해야 할 구조개혁 대상이다. 이런 구조를 방치한 채로는 정부가 재정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희망이 있다면, 한국이 구조개혁에 속도를 낼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개혁을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경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무디스의 전망이다. 구조개혁에 우리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얘기다.

과거 정부는 국가신용등급 상승을 정권의 치적으로 홍보했지만 등급 자체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무디스만 해도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0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당시로서는 최고인 A1으로 유지하다가 불과 2개월 만에 6단계 낮은 투기등급(Ba1)으로 강등시킨 전력이 있다. 뒷북치는 경향이 있는 신용평가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의 체질을 선제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노동 교육 금융 공공 등 분야별 개혁과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넘어온 과제가 산적해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정권과 상관없이 계속 추진할 과제와 개편할 과제를 선별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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