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32개 공공기관과 149개 지방공기업이 내달부터 전면적인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시행하게 된다는 보도(6일자 A1·8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향후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입사지원서에는 출신 지역이나 가족관계, 학력, 용모 등을 적는 난이 사라지고, 학력을 알 수 있는 졸업증명서는 최종 면접전형까지 끝난 뒤 제출한다고 한다.
청년실업을 겪고 있는 젊은층에, 특히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인해 지역 일류대를 나와도 수도권 삼류대 졸업자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던 현실에서 블라인드 면접은 그 사람 중심의 됨됨이와 직무능력을 우선적으로 평가해 뽑겠다는 것이어서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동안 입사지원서에 적힌 ‘대학’이라는 간판과 편견이 그 사람이 현재 가진 능력과 성품, 노력보다 더 우선시돼 왔던 것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사회는 ‘고등학교 때까지의 노력과 대입 성적이 곧 그 사람의 평생 성적’을 좌우해왔다. ‘학벌’이라는 간판이 고등학교 이후에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올라가기 힘든 벽과 한계를 만들어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벌 위주의 취업 관행을 무너뜨리고 취업에 있어서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발전된 반가운 제도로 평가하고 싶다. 나아가 ‘명문대생’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본인의 능력과 성품을 잘 다듬고 준비하는 동기부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경쟁력과 생산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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