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의 SNS 민심]트럼프, 시진핑, 푸틴, 메르켈 중 누가 좋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자국민이 상대국 지도자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정상회담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을까. 아무래도 호감도가 높으면 회담에 임하는 쌍방 관계가 부드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엔 딱딱한 얘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당시 회담 분위기와 각 리더에 대한 신뢰도 조사가 묘하게 연결된다.

퓨리서치센터에서 최근 전 세계 주요 37개국을 대상으로 주요 정상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세계 평균이 22%에 그쳤다. 우리 국민은 더 낮은 17%였다. 러시아 필리핀 이스라엘 등에서는 50%를 상회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20% 내외에 그쳐 세계 지도자로서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도는 큰 변동을 보였다. 조지 W 부시는 30% 내외였지만 버락 오바마는 80% 내외로 껑충 뛰었다. 이것이 10%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한편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미 대통령에 대한 인식의 불일치가 매우 큼이 확인된다.

시진핑의 세계 평균은 28%였다. 우리 국민의 경우 이보다는 상회했지만 결코 높다고 보기 어려운 38%였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러시아 필리핀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푸틴에 대해서는 세계 평균과 우리 국민이 동일하게 27%였다.

눈에 띄는 것은 정상회담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메르켈에 대한 평가이다. 세계 평균이 42%로 가장 높았다. 우리 국민은 이보다 훨씬 높은 74%였다. 이는 독일 자국민과 스웨덴 프랑스 등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와 달리 우리 외교에 직접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우리의 독일에 대한 우호적 정서가 깊고, 여성 리더로서 독일의 성장과 내부 국정 조율에 성과를 낸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달간 이들에 대한 온라인에서의 연관어도 살펴보았다. 문 대통령과의 회담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트럼프의 연관어로는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단어도 상위권에 들어있지만 주로 북한과 북핵, 그리고 새 정부와 갈등적 사안이 될 수도 있는 사드 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연관어도 사드 배치, 북한, 북핵, 보복 반대, (북한과의) 혈맹, 우리 기업에 대한 제재 철회 등의 사안이 조명을 받고 있다. 푸틴의 연관어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메르켈과 관련해서는 역시 북한 관련 소재가 있었지만 다른 정상들과 달리 평화, 통일, 지지, 콜(총리) 등의 용어가 상위권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우리와 직접적 연관성이 큰 미국과 중국의 리더에 대해 우리 국민의 시선은 매우 싸늘하다. 정부의 외교 역량 평가에서 판단 기준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는 이들과 신뢰를 쌓고 현안을 해결해야 하기에 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정상회담#대통령 신뢰도#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