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여전히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실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 ‘나만의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1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도 나만의 시간이 있는 것 같다는 응답(48.7%)까지 고려하더라도 10명 중 6명만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10명 중 3명(29.7%)은 나만의 시간이 거의 없다고 밝혔으며, 시간이 전혀 없다는 소비자도 6.3%였다. 대체로 나만의 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충분한 편 50.8%, 약간 있는 편 41.1%, 부족한 편 18.9%, 전혀 없음 4.8%)는 점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이런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현재의 삶을 즐기고, 나 스스로를 위해 투자하기를 꺼리지 않는 태도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요즘 들어 삶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85.3%) 바쁜 삶이지만 자신을 위해 좀 더 투자하고 싶다(87.9%)는 뜻을 밝힌 것이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이 중요하고(82.7%) 먼 미래보다는 지금 현재의 내 행복이 더 중요하다(61.9%)는 데 공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더 나아가 좀 더 높은 연봉을 포기하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58.6%)는 인식도 강했는데, 젊은층일수록 연봉보다는 나만의 시간(20대 62.8%, 30대 66.8%, 40대 55.6%, 50대 49.2%)에 보다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현재의 삶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행복을 좇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태도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10명 중 6명(58.6%)이 나만의 취미활동을 위해 돈을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내비쳤으며 향후 취미활동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친 소비자도 74.2%에 달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이 취미활동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려 하고(20대 65.6%, 30대 62.4%) 제대로 배워보려는(20대 76.8%, 30대 77.2%) 의지가 강했다.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취미활동으로는 악기(52.8%·중복 응답)가 첫손에 꼽혔으며 요리(39.8%)와 요가·필라테스(35%) 피트니스(34%) 계절스포츠(23%) 생활스포츠(21.4%) 그림(20.8%) 등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주로 배우고 싶어 하는 취미활동이 대체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하거나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흔히 즐겨 하는 취미활동으로 TV 시청이나 음악 감상, 영화 감상처럼 대체로 가만히 앉아서 즐기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을 꼽는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진정한 취미활동을 찾아, 삶을 충분하게 즐기면서 살기를 원하는 바람이 커진 것이다. 부족한 시간 속에 쫓기듯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지만 얼마 되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현재의 자신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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