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정진우]각박한 사회가 만든 일그러진 버핏 신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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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자 A14면 ‘400억 벌었다는 청년 버핏…실제수익 14억’ 기사를 보았다. 주식 투자로 수백억 원의 자산을 일군 것으로 알려졌던 박철상 씨(33)에 대한 내용이다. ‘결국은 일그러진 청년 버핏 신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영웅의 출현에 목말라 있는지, 대중의 그런 갈증을 교묘하게 이용한 거짓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의인(義人)에게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각박해졌기 때문이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대가 없이 베풀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후련해지는 느낌이 든다. 박 씨의 실체를 들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이는 유명 주식투자가 신준경 씨라고 한다. 신 씨는 “사회가 박 씨를 영웅으로 만들면서 그가 신분 상승에 취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 씨의 결론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신화를 꼬집은 게 아닐까 싶다. 언론이 앞으로 무자격 의인이 더 이상 활개 치지 못하도록, 우리 사회가 무자격 의인에게 경도되지 않도록 보다 조밀한 검증에 나섰으면 한다.
 
정진우 전북 완주군
#청년 버핏 신화#영웅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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