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1일부터 韓美 군사훈련, 김정은 오판 말라

한국군 5만 명과 미군 1만7500명이 참가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오늘부터 11일간 실시된다. 최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고조됐던 긴장상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북한의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군 당국은 대북 대응태세를 한층 강화한 가운데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UFG 훈련을 두고 일각에선 그 규모가 예년보다 축소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군 당국은 “예년과 비슷한 규모”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미군 2만5000명이 참가한 데 비해 올해 참가 인원이 7500명 줄었으나 주한미군 아닌 해외증원군은 지난해보다 500명 증가했다. UFG 훈련은 병력의 실기동 훈련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연습(CPX)인 만큼 참여 병력 규모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축소 논란은 북핵 위협에 대응한 미 항공모함 2척의 한반도 전개 시기가 UFG 훈련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때문으로 보인다.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한미는 일단 전략무기 동원을 자제하기로 한 듯하다. 한미 훈련 기간에는 북한군도 대응훈련에 들어가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팽팽해진다. 다만 북한 도발 없이 UFG 시기가 지나면 내달 초순은 본격적인 북-미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최근 북한에 외교적 접근법을 선호한다는 제스처를 잇달아 보냈다. 그렇다고 군사적 옵션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경질한 것도 ‘대북 군사옵션은 없다’는 그의 인터뷰에 격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화 문턱을 낮추며 사실상 퇴로를 열어줬다. 김정은에겐 마지막 기회다. 그런데도 도발 사이클을 재가동할 경우 ‘종말과 파멸’의 길로 갈 뿐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