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자 A1면 ‘한국인 해외 장기매매 실태 첫 확인’이라는 기사를 보니, 2000년 이후 해외에서 원정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가 한 해 평균 130명에 이르렀다.
콩팥과 간의 경우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기가 무척 어려운 탓에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받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의 유교문화가 여전하고, 장기기증에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수요는 많은 반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콩팥·간 질환 환자들은 ‘죽어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절망감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그리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외 원정 장기이식을 감행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경을 헤매는 콩팥·간 질환 중증환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장기이식을 대체하는 첨단 재생의약을 발전시키거나 장기기증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하릴없이 재생의약의 획기적인 발전을 기다리는 일보다 장기기증을 촉진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운전면허를 딸 때 장기기증 희망 여부를 묻는 장기기증촉진법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우리 이웃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문화가 일상이 될 때 우리도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동아일보가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장기기증촉진법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여론을 선도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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