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라든가 정책특보 할 사람 같지 않아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입각 전에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인) 문 교수를 한두 번 본 적 있는데 자유분방한 사람이어서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고도 했다. 문 특보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선 군의 대북 ‘참수부대’ 창설 방침을 비판하자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송 장관 발언은 북의 도발이 상시화된 상황에도 대북 대화를 강조하는 문 특보를 보는 군과 정부 내 불편한 기류를 드러낸다. 문 특보는 최근 송 장관이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참수부대를 만들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아주 잘못된 것이다. 국방장관이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고 비판했다. “북한 체제에서 제일 중요한 게 수령인데, 수령을 잡아다가 참수한다, 북한 지도부를 궤멸시킨다, 비밀 공작으로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북한이 가만히 있겠느냐”고도 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도 모자라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직후 북한을 응징하겠다는 군의 단호한 의지를 두고 대통령특보가 북한을 자극하는 용어를 써선 안 된다고 발언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문 특보의 거침없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이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한국이 능동 외교를 통해 중국, 러시아와 틀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운전자론”이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새로운 북핵 외교의 틀을 짜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등 상왕(上王)이라도 되는 양 외교안보 정책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논란이 일 때마다 문 특보는 자신은 비상근 특보일 뿐이고 개인적 의견을 낼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외신들이 한국 대통령의 비공식 대변자로 여기는 인사가 무책임한 발언을 계속하도록 두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문 특보가 표현의 자유를 맘껏 누리고 싶다면 스스로도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떠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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