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비스산업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 전체 고용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6.3%에서 2015년 69.7%로 3.4%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서비스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같은 기간 60.2%에서 59.4%로 떨어졌다. 편의점이나 모텔 같은 도소매·숙박업이나 부동산중개업처럼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만 일자리가 늘었다는 뜻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다는 점이다. 서비스업은 일자리 창출이 많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매출 10억 원당 고용효과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서비스업이 17.3명으로 제조업 8.8명의 2배 수준이다. 과거 정부가 거의 매년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일자리 창출 능력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각종 규제와 반대에 부닥쳐 제대로 된 실효를 거둔 것은 하나도 없다. 의료법인 활성화는 국회가, 관광산업 육성은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있다. 금융업도 규제 투성이다. 정부는 11월 ‘서비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대로라면 뾰족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무엇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1년 정부가 발의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이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양질의 서비스 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서비스법이 통과하면 2030년까지 일자리가 최소 15만 개에서 69만 개까지 창출될 것이라고 한다.
서비스법이 통과되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의료 분야의 서비스업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보건 의료 부문의 공공성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국회 통과를 미뤄 왔다. 민주당도 집권당이 된 이상 국익을 우선시해 입장을 바꿔야 한다. 국회가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고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만 기대기에는 우리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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