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교통이다. 설 연휴와 올림픽 일정이 중복돼 교통량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수단과 관계자 그리고 관람객 수송차량까지 집중돼 교통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수송대책은 1988년 서울올림픽 수준에 머무른 것 같다. 여름올림픽은 대도시에서 열리지만, 겨울올림픽은 산에 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소도시에서 개최된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평창 겨울올림픽 주 공항으로 정했다는 자체가 큰 모순이란 얘기다. 경기가 평창과 강릉 부근에서 열리니 이 두 지역에 가장 가까운 공항을 잡는 게 순리인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그 탓에 피해는 결국 지역 주민이 떠안게 되었다. 대회기간 중에 강릉 등 개최 도시에는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시내버스가 무료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자율적 2부제의 성공 확률은 희박하다. 차량 2부제의 의무화와 지도 및 단속이 필요하지만 주민 불편과 반발이 예상된다. 그래서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가 반대급부로 주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국가적 행사이고 손님을 위한 지역 주민의 희생이 불가피한 만큼 이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철도시설공단의 비협조도 논란의 대상이다. 고속철도(KTX) 강릉역에 내리면 시내버스 정류장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무색해진다. 모든 승객이 택시를 타야 한다면 강릉역 주변은 택시들이 뒤엉켜 난장판이 될 것이다. 환승센터와 승객들의 동선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강릉 KTX는 12월 개통될 예정이다. 그러나 평창 겨울올림픽이 내년 2월 9∼25일 개최되기에 일부 선수단은 현지 적응을 위해 1월 초부터 입국할 것이다. 올 12월에 개통하여 내년 1월에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을 위한 안전한 교통과 철저한 수송대책에 만전을 기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를 드높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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