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반갑다, 케이팝 밀리언셀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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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복고 열풍이 응답했다. 백화점 가전매장에는 전축이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턴테이블은 레코드판 USB메모리 등을 이용해 음악 감상을 하는 동시에 아날로그 감성을 소환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한 신제품이었다.

▷대중이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진 지 오래다. 스트리밍 등으로 음악을 즐기는 음원시장이 대세인지라 전통적 음반시장은 쪼그라들었다. 국제음반산업협회의 ‘디지털 음악 보고서 2016’에 따르면 디지털 음악의 수익은 실물 음반을 추월했다. 싱글 형태의 발표가 주류를 이루면서 밀리언셀러 앨범도 희귀해졌다. 한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새 역사를 썼다. 11곡의 신곡을 담은 앨범 ‘LOVE YOURSELF 承-Her’ 판매량이 출시 13일 만에 120만 장을 돌파했다. 단일 앨범으로 2001년 이후 첫 밀리언셀러다.

▷노래와 춤, 작사 작곡에서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은 국내보다 해외 팬덤을 먼저 구축했다는 점에서 한층 돋보인다. 브랜드 파워 없는 작은 기획사에서 데뷔한 ‘흙수저 아이돌’이기에 아예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콘텐츠를 꾸준히 올린 것이다. 차별화 전략은 성공했다. 특히 미국 내 인기는 폭발적이다. 올해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고 뉴욕타임스가 발표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 중 유일한 아시아 가수로 뽑혔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10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아이돌 브랜드 중 방탄소년단에 이은 2위가 워너원이다. ‘프로듀스 101’ 출신 워너원은 8월 화려한 데뷔 공연을 가진 뒤 6개 음원 사이트 1위, 음악방송 15관왕을 달성했다. 다음 달 내놓는 새 앨범은 또 하나의 케이팝 밀리언셀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입시지옥 뺨치는 피 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아 데뷔 앨범도 내기 전에 스타가 된 이들이다.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얼굴도, 노래도 구별 못 하는 세대지만 ‘헬조선 증후군’ 와중에도 피나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 세계로 날아오른 아이돌이 반갑고 고맙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케이팝 밀리언셀러#대중이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음원 스트리밍#프로듀스 101#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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