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강신영]중소기업 갈 만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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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자 A8면 ‘꿈 찾아 중기 택한 청년들’ 기사를 읽었다.

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약 10년씩 일한 적이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을 스카우트하려면 직급을 훨씬 올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 과장 연봉은 중소기업에서는 이사급에 해당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대기업에 염증을 느낀 것은 입사하고 보니 인재들이 즐비해 승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실력대로 겨뤄도 쟁쟁한 동료들과 경쟁하기는 힘들었다. 또 대기업에서는 사람이 많다 보니 내부적으로 지연 학연 등으로 갈려 자기네들끼리 인맥을 관리한다.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홍역은 있었다. 비슷한 또래인데 졸업 후 곧바로 입사한 사람들은 과장급인데 나는 중역으로 왔으니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실력을 인정받았고 같이 힘을 합쳐 회사를 키워나갔다.

중소기업에서는 경쟁이 한결 덜했다. 연봉은 대기업 때와 비슷했지만 중역이니 부가적인 대우도 좋았고 무엇보다 소신껏 일할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대표이사까지 지낼 수 있었다. 대기업에서는 승진 연한이 있고, 인사고과 시스템이 철저해 어림없는 일이다.

그때 같이 고생했던 부하 직원들은 지금은 모두 대표이사 및 중역 자리에 올랐다. 대기업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꽃을 피운 것이다. 대기업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평가절하 할 필요도 없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무대를 어디로 할 것인지 선입견 없이 잘 알아본 후 진로를 결정했으면 한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
#꿈 찾아 중기 택한 청년들#중소기업 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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