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면접자가 자주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는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하나만은 아니고 가족, 직업, 자기 개선 등 모든 것이 다 정답일 수 있으며,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면접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나는 이 질문을 받을 때 항상 마음속에 말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커피다.
나는 커피가 삶의 사소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침에 어머니가 준비해 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커피를 매일 마시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부터 대학원까지, 미국부터 한국까지 내 인생의 모든 단계에 커피가 함께 있었다.
아시아에서 커피 인기가 높은 것을 보고 외국인들이 자주 놀란다. 아시아에선 차를 마시고 유럽이나 남미에서 커피를 마실 거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커피 소비는 아시아보다 유럽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시아의 커피 시장은 점점 커져 왔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것 같다. 한 기사에 따르면, 1999년 서울의 커피전문점이 300개를 넘어섰는데 작년 말 서울 커피전문점은 1만8316개에 달했다. 게다가 지금도 내가 사는 동네에 새로운 카페가 매달 문을 여는 것 같다.
물론 역사적으로 한국에서 커피가 항상 인기 많은 것은 아니었다. 20세기 초에는 커피가 부와 현대화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가격이 비쌌고 그로 인하여 다방에서만 마실 수 있었다.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변화와 함께 커피의 소비 습관도 많이 바뀌었고, 마침내 스타벅스가 1999년 처음 한국에 문을 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작년에 한국 사람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는 2.3kg이었다.
우리 사는 세상에 커피가 중요하다는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나는 왜 이런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왜냐하면 커피가 매일 아침 습관일 뿐만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커피에 대해 새삼스럽게 고마움이 느껴진다. 특히 해외에서 살다 보면 커피의 중요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커피는 내 생활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커피는 도시를 탐험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한국에는 다양한 메뉴, 분위기, 테마 등으로 차별화된 카페가 곳곳에 존재한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관심을 끄는 카페를 찾을 수 있고 그 카페에 방문하다 보면 서울 동네를 재발견할 수 있다. 나는 경주에 살았을 때 새로운 카페를 방문하면서 경주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커피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편한 방법이다. 달리 말하면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무엇보다 사회 활동에 도움이 된다. 나는 얼굴을 많이 못 본 친구를 만나고 싶으면 커피 한잔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또한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과 커피를 마시는 것은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게다가 친구의 생일이나 특히 수고한 날에 커피 쿠폰만큼 적당한 것도 없다.
세 번째는 커피가 회사나 사무실에 주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 회사에서 일했을 때 커피 타임이 동료와 딱딱한 업무 분위기를 벗어나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였다. 사무실에서 간단한 믹스커피를 마시거나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커피는 활기를 띠게 하고 사무실의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할 수 있다.
커피는 인간관계의 촉매제이면서 동시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커피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사람들과 그 나라의 문화에 접근하기 쉽게 도와준다. 오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친한 친구나 새로운 친구와 커피 한잔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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