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기부가 아름다운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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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파란만장의 삶을 점철하기 마련이다. 그 주인공이 소위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라고 한다면 더더욱이나. 10월 30일자 A12면 ‘분유 훔치려던 여대생, 이젠 1억 기부자’ 기사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지난 시절, 얼마나 빈곤했으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분유를 들었다 놓기를 여러 번이나 했을까….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지만 굶고 있는 아기를 생각하면 돌아설 수 없었을 스물두 살 대학생 엄마의 찢어질 듯 아팠던 지난날의 상처를 간과할 수 없었던 건, 같은 흙수저 출신인 까닭에 비불외곡(臂不外曲)의 동병상련 감흥이 작동한 때문이었다.

천만다행 슈퍼마켓 가게 주인의 호의로 받은 분유를 아기에게 먹이며 자신도 후일 살림이 피면 꼭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는 부분에 이르니 감동은 배가되었다. 거듭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낮은 곳을 보며 살자는 초심을 잊지 말자”는 남편의 얘기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대목에선 존경심까지 싹텄다. 지난날의 아픔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후원하는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남미화 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홍경석 ‘오늘의 한국’ 취재본부장
#기부#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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