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상에서 인간관계가 단절되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온라인상에서는 ‘관계 맺기’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중심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한 관계 맺기에도 점차 피로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SNS에서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자기과시적이고, 잘 꾸며진 것이라는 인식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SNS 사용자 10명 중 9명(87.9%)이 SNS에서 자기과시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자기과시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자신을 어필하고(60.4%·중복응답), 남들보다 눈에 띄어서(57.8%),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54.3%)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글과 사진을 올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3명 중 1명은 이미 만들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SNS에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34.3%), SNS에 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말과 사진 등을 올리는 편(35.6%)이라고 스스로의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오프라인 인맥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맺는 SNS에서는 개인의 일상과 생각이 쉽게 노출되며,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롭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강한데, 여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가 SNS에서는 자신의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67.4%)고 생각하는 반면 SNS에서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바라보는 시각(8.2%)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SNS가 오프라인의 인간관계를 대체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다시 관계와 소통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에서도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현대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1인 체제’는 이런 관계의 단절 속에 등장한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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