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직장 성범죄 피해자’(7일자 A12면) 기사를 읽었다. 한샘의 성추문 논란으로 시작된 직장 성범죄 피해의 실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다는 내용이다.
직장 성폭력 피해자가 차마 입을 열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로 용기를 냈다는 것인데, 피해 여성들의 심리적 고통에 공감한다. 한샘 성추문 논란은 뿌리 깊은 직장 성폭력의 실태를 수면 위로 드러낸 사건이다. 그동안 성폭력을 당하고도 신고를 망설인 이유는 피해자가 약자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 성폭력 사태가 힘없는 계약직이나 신입직원을 상대로 주로 일어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의 약한 지위를 이용해 직장 상사가 성폭력을 행사했다면 더욱 분노할 일이다.
현대카드 직원 A 씨는 성폭력을 당한 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성폭력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다. 그 충격과 상처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 수도 있다. 더구나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직장 내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직장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회사도 반성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직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한샘처럼 회사가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면 피해 여성을 두 번 울린 셈이다.
미국 할리우드의 성폭력 폭로 운동 ‘미투’ 현상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조짐이 있다고 한다. 성폭력을 당하고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용기를 내지 못한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게 되면 파장도 클 것이다. 성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철면피한 범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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