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법관 처음 제청한 김명수 “제청권 독립” 지켜나가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9일 00시 00분


김명수 대법원장은 어제 안철상 대전지방법원장과 민유숙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내년 1월 퇴임 예정인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을 이을 차기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안 법원장은 중도보수, 민 부장판사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김 대법원장이 취임 후 첫 임명제청권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 코드에 맞춘 인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데서 비롯된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안 법원장은 건국대 법대를 졸업한 정통 법관으로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민 부장판사는 과거 대법관 후보 추천에서도 여러 차례 여성 대법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김 대법원장의 이번 첫 임명제청권 행사에서도 6월 변호사 출신의 조재연 대법관과 여성인 박정화 대법관이 임명될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대, 50대, 남성, 법관’이라는 대법관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났다. 여성인 박보영 대법관이 빠진 자리에 민 부장판사가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여성 3명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윗선’에서 미는 후보가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위원들이 상당한 자율성을 발휘해 9명의 후보를 추천했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도 추천받은 후보 중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 김선수 변호사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노정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문재인 정부의 코드에 맞는 후보가 있었음에도 독자적으로 판단해 안 법원장과 민 부장판사 두 후보를 최종적으로 임명 제청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을 임명한다. 9월 퇴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 이미 2명을 임명했고 이번에 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2명을 임명한다. 이후로도 8명을 더 임명하게 되고 이 8명 모두에 대해 김 대법원장이 임명제청권을 행사한다. 김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문 대통령의 뜻에 어긋나더라도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했다. 이 약속이 끝까지 지켜져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대법관 임명#대법관 임명제청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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