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어려운 시대다. 현실 앞에서 연애와 결혼은 더 이상 낭만적이지만은 않으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성을 만나는 방법에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모바일 및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함께 흔히 소개팅 앱으로 불리는 소셜데이팅서비스가 이런 변화를 주도 중이다. 현재 국내에만 약 200개의 소개팅 앱이 존재하며, 2015년 기준 소셜데이팅서비스 시장 규모는 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소개팅 앱의 인지도가 높아진(2015년 57.4%→2017년 70.1%)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이용 경험(4.1%)은 적지만, 소개팅 앱이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아직 소개팅 앱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당히 부정적인 편이다. 성인 남녀의 83.4%가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봤으며, ‘소개팅 앱으로는 진지한 만남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이 66.1%에 달했다.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이 괜찮을 것이라는 의견은 3명 중 1명에 그쳤다. 진정성을 가지고 소개팅 앱을 이용하기보다는 성(性)적으로 불건전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소개팅 앱 시장이 확장되고, 찾는 사람도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이프스타일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대인은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데다, 인간관계 단절로 누군가를 만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직접 연락을 주고받고, 대면 접촉을 거쳐야 관계가 형성되는 오프라인 만남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반면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며, ‘비대면’의 특성 때문에 부담이 덜한 편이다.
또한 연애와 결혼 과정에서 상대방의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근의 사회문화적 경향도 소개팅 앱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개팅 앱 이용자에 대한 태도 변화도 뚜렷했다. 이성을 주변에서 찾지 않고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고(2015년 45.5%→2017년 38.0%), 소개팅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딘가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2015년 36.8%→2017년 31.8%)는 평가가 줄어든 것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호기심으로 이용해 보려는 사람이 많고, 부정적인 시각이 훨씬 큰 상황이지만,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 자체가 적고, 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현대인이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소개팅 앱의 등장은 필연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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