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가 아프리카 내수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집트에 완공한 TV·모니터 공장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TV 공장을 거점으로 아프리카 북부와 남부의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에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 전 현지 기업과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도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전제품으로 튀니지 시장에 진출하는 등 북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아프리카 내수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 미개척지가 많고, 최근 높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이 늘어나 상품 구매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사하라 이남 지역의 소비재 시장 규모는 3505억 달러에 이른다. 아프리카 전역의 도시화 확대 흐름으로 도시 소비층 규모는 2040년경 2억5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 원유 가격과 구리 코발트 등 자원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아프리카 경제의 내년도 성장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아프리카 경제성장률이 올해(2.6%)보다 크게 상승한 3.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프리카 53개국 인구 10억 명은 중국, 인도 못지않은 거대한 시장이다. 우리 기업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믿음을 기반으로 한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착하기 쉽지 않다.
2010년 6월 미차 온도 빌레 적도기니 외교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해 있는 적도기니는 인구 127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당시 대규모 유전이 발견돼 여러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적도기니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협력방안을 약속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 투자를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을 하고 있지만 본국(중국)에서 인력을 데려오고 각종 장비도 중국 것만 사용하는 등 자기들 잇속만 차린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현지 고용 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맞장구를 쳐줄 것으로 기대했던 빌레 장관이 오히려 반론을 폈다.
“너무 중국을 비판하지 마세요. 아무도 우리를 돌보지 않을 때 오직 중국만이 도움을 줬습니다. 중국은 우리에게 혈맹과도 같은 나라입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적도기니는 1958년 10월 독립한 뒤 사실상 폐허 상태였는데 중국은 그때부터 해마다 의사 10명씩을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양국 간 교류 및 협력 관계를 쌓아 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정부 당국자는 “마음을 사는 비즈니스가 하루 이틀 새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고 회고했다.
이제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은 아프리카다. 중국 등에 비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래의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을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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